불교

[스크랩] 절 구경 다시 합시다 (1)

참신한신사 2012. 2. 19. 19:07

 

절 구경, 다시 해보십시다.

 

등산이나 여행을 가게 되면 으레 절(寺)을 들르게 되고 절구경을 하게 마련이다. 절구경이라는 것이 불자(佛子)나 특별히 관심을 가진 사람을 제외하곤 그저 법당이나 기웃하고 탑을 배경으로 하여 기념 촬영이나 한 번 하면 그만이다. 기껏해야 법당이나 탑 앞에 세워진 안내문 정도 읽어보고 고개를 끄덕이지만 30년 전 일을 장황하게 얘기하면서도 3일 전 일을 기억 못하는 쉰세대의 해괴한 기억력으로는 절문을 나서기도 전에 읽은 내용을 다 반납하고 나온다. 전국의 유명 사찰을 다 다녀 봤어도 그 절이 그 절이요, 그 불상이 그 불상이려니 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도 몇이 안 된다.

 

우리나라 사람이 그런지, 우리 세대가 그런지는 몰라도 우리가 대체로 입맛은 섬세해도 눈맛(?)은 둔하거나 게으른 듯싶다. 어느 집 설렁탕, 추어탕이 맛있다는 얘기는 다투어 하면서도 잣나무와 소나무도 구분 못하는 사람이 상당수 있으니 하물며 불상, 불탑을 얘기해서 무엇하랴.

요는 관심! 百聞이 不如一見이라지만 관심 없이 보면 百見이 무슨 소용 있겠는가? 차라리 ‘一聞後 一見이면 百見보다 낫다’라는 말을 하고 싶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 하여 이 방면 대가(大家)들께 청문(請聞)했으면 좋으련만 ‘주역(周易)에 정통한 사람은 周易을 말하지 않는다’했으니 들은풍월 50代 문고판 상식’으로 아는 척 좀 해 보십시다.

 

자 그럼, 소요(逍遙)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우리 건축 문화유산과 문화재의 대부분을 지니고 있는 절에 함께 가보십시다.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개울물 소리 들어가며 1~2km 걸어가면 첫 번째 만나게 되는 것이 일주문(一柱門)이다. 절을 구경하려면 몇 개의 문을 거쳐야 하는데 일주문은 사바세계와 불국정토의 경계가 되는 문이다. 一柱는 기둥이 하나라는 뜻도 있지만 부처를 향한 一心을 형상화한 이름이다. 두 기둥을 일직선상에 놓고 맛배지붕을 올린 것이 대부분이다. 동래 범어사 일주문은 4개의 돌기둥 위에 지붕을 얹어 가장 특이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일주문에는 ‘○○山 ○○寺’라는 편액이 걸려 있어 절의 대문 역할을 한다. 요즘 일주문은 사찰입장료 받는 곳으로 전락해 버린 느낌이 있어 훗딱 지나치고 싶지만, 잠깐 걸음을 멈추고 편액을 잘 살피면 우리나라 서예 대가나 역사적 인물의 이름들을 발견할 수 있어 절 입구부터 반가운 마음이 들게한다.

 

불보(佛寶)사찰 양산 통도사 일주문의 “靈鷲山通度寺”는 흥선대원군의 것이며, 해인사 일주문의 “伽倻山海印寺”는 조선조 말 영친왕의 書畵 선생이었던 명필 海岡 金圭鎭의 글씨다. 해강의 편액은 강원도 고성건봉사(乾鳳寺)에도 있고 충남 해미 개심사(開心寺)에서도 볼 수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동래 범어사 일주문

 

일주문을 지나면 중문격인 천왕문(天王門)이 나온다.

이름까지 욀 필요는 없고, 동서남북 네 방위를 수호하는 사천왕(四天王)이 험상궂은 인상과 우람한 모습으로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을 짓누르고 있다. 분위기가 으스스하여 어떤 이는 혐오감을 느낀다고도 하지만 불교의 상징물로 생각하면 굳이 폄하할 일도 아니다.

흔하진 않으나 일주문과 천왕문 사이에 금강문(金剛門)이 있기도 하다.

역시 불법의 수호신이며 수문장 격인 금강역사상[仁王像]이 좌우에 벌여 있다. 근육질의 태권도 폼으로 내방객을 맞는 석굴암 금강역사상과 분황사탑 1층 탑신부 감실 입구의 인왕상이 유명하고, 여주 목아불교박물관에 설립자가 조각한 목조금강역사상이 인상에 남는다.

 

마지막 문은 불이문(不二門)이다.

진리는 둘이 아니요 오직 하나라는 뜻인데 해탈문(解脫門)이라고도 한다. 生과 死, 만남과 헤어짐, 부처와 중생이 다르지 않고 하나라는 것을 깨달으면 해탈한다는 뜻이다. 이 문을 통과해야 비로소 사찰 당우(堂宇;神佛을 모신 집)가 배치된 경내에 도달한다.

 

 

 

출  처: 세심사-섬진강 아침안개에 마음을 씻는 기도도량 / 카페 / 심터 / 2009.05.14 [원문보기]

출처 : 이 재의와 함께 하는 삶의 이야기
글쓴이 : 노루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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